정 씨는 왜 굳이 힘들고 돈도 안 되는 폐지 줍는 일을 하는 걸까?
그리고 왜 우리는 최저시급 수준의 쿠팡물류센터에서 토트 박스 줍는 업무에 종사하는 걸까?
당연히 돈을 벌기 위해서지만
나는 이것이 꾸준할 수 있는 건 '절정경험'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절정 경험은, 심지어 고통까지 동반되지만 내가 추구하는 무언가를 누리는 그 순간에 행복을 느끼는
예컨대 독서를 하면서 그 내용에 완전히 몰입되어 주위의 모든 것, 걱정거리 등을 잊는 경우와 비슷하다.
다양한 고민거리를 안고 물류센터에 모인 사람들
살다보니 어쩌다 내몰렸다고 표현하는 것도 맞다
하지만 판타지를 쓰자면 이런 육체적 고통에 수반해 나름의 심리적 성숙을 이루고 그 순간만큼은 마음의 편안함을 경험할 수 있다면, 이러한 절정경험은 새로운 사회를 만나고 자기 세계를 확장해 나가고, 나름의 대인관계까지 만들어 나가게 도와줄 것이다
움직인다. 뭔가 쌓인다.
쌓인 것이 쌓인 것으로 끝나지 않고 다른 사람들이 인정해주고 돈으로 환산이 되고, 내재된 축적된 것들을 바깥으로 뱉어내고 굉장히 창조적으로 배설되는 과정이 된다
직장인이 월말에 월급으로 보상받는 것과 마찬가지로 물류센터의 일도 나름의 보상을 경험하고 스스로를 가치 있고 쓸모 있는 사람이라고 느끼게 하는 매개체가 되어준다
쿠팡물류센터의 근무강도가 타 물류센터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다는 평이 많은 이유는
오토 패킹(자동포장) 시스템, 컨베이어 벨트 증설, AI 시스템 확립 등의 이유를 들 수 있겠지만,
사실 어디까지나 상대적인 것이고 실 근무자 입장에서 느끼는 노동강도는 상당하다고 볼 수 있다
진정한 자유는 많은 고통과 고독을 수반한다
물류센터에서 일하는 모두가 아쉬운 봄날은 가더라도 더 큰 사람이 되기를 바랄 뿐이다
나 역시 아직 자유를 경험하지 못했기에..
그래서 내가 이 모든것을 판타지처럼 느끼고 그리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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